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우테코 수료 이후,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주변 크루들은 대부분 졸업을 하고 온 터라 취업 준비를 하는데, 나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포비와의 상담을 통해 '스터디를 직접 만들어보는게 어떻겠느냐' 라는 피드백을 들었고, 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5기 주노와 같이 벌써 비슷한 계획을 진행중인 크루도 있었기 때문이다.
늘 학교를 다니면서 프론트엔드나 백엔드에 대해 학습할 기회가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컴퓨터공학과 정규 과정에서는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 않고, 결국은 대외동아리 활동으로 배우는 친구들이 많았다.
우테코를 수료한 지금은 어느정도 웹에 대한 지식은 있고, 함께 자라는 방법이나 질문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는 상태이다. 이런 나의 장점을 살려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좋은 커뮤니티는 나 혼자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교 동기이자 우테코 크루인 푸우를 잠실 캠퍼스 빈백 앞에 앉아서 영입했고, 수료한 뒤에는 프론트엔드 크루이자 학교 선배인 도리를 카톡으로 영입했다. 지금 보면 우테코에 같은 학교 출신이 참 많았다 😄
프론트엔드 멘토 모집
나, 푸우, 도리 3명이 모인 이후, 가장 처음 했던 일은 프론트엔드 멘토를 추가로 영입하는 일이었다. 의견을 서로 나누고 성장하려면 멘토 역시 두 명 분야별로 두 명 이상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브리타임에 멘토를 찾는 글을 게시했고, 프론트엔드 멘토 한 분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백엔드 멘토 2명, 프론트엔드 멘토 2명으로 '링쿠'를 시작 하게 되었다!
커리큘럼에 관해
우리의 타겟은 Java나 JavaScript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본 사람이었고, 겨울방학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우테코처럼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오프라인 만남을 강제할 수도 없기에 커리큘럼에 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결론적으로는 Java 미션 1달, Spring 미션 1달을 진행하게 되었다. Java 미션은 그렇게 높지 않은 난이도로 선별했다. Spring 미션과 같은 경우에는 브라운 코치가 NextStep의 자료를 공유해주셔서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객체지향이나 클린 코드, 테스트와 같은 강의 자료는 직접 만들기로 했다. 우테코에서 학습했던 내용을 복기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멘티들에게 맞는 적정한 난이도인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멘티들의 진행상황을 트래킹하면서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커뮤니티 활성화
사실 이런 스터디를 만들게 된 계기 중 하나가, 개발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 데에 있었다. 경희대학교 내에는 그렇다할 프론트엔드/백엔드 커뮤니티가 없었기도 하고, 우테코에서 경험했던 커뮤니티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커뮤니티를 유지해야 할지, 활성화시켜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우테코 6기부터는 디스코드를 통해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그리고 해당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어 따라하게 되었다. 사실 미션이든, 커뮤니티든 대부분 우테코에서 따오긴 했지만, 아직 학생 신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테코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기타 변형을 부여하는 건 피드백을 받고 난 뒤라고 생각했다.
커뮤니티 채널을 만들고, 프리코스 디스코드와 비슷하게 여러 채널을 구성했다. 미션 제출 채널에서는 깃허브 웹훅을 걸어서 PR이 열리거나 리뷰가 달렸을 때, 혹은 PR이 닫혔을 때 자동으로 알림이 뜨도록 했다. 그런데 세세한 조정이나 UI 변환은 불가능해서, 디스코드 봇을 만는 것도 나중에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
멘티 모집
이후 멘티 모집에 들어갔고, 역시나 에브리타임을 통해 홍보했다. 백엔드의 경우 예상만큼의 인원이 지원해주셨으나, 프론트엔드의 경우 지원자가 적어 이후에는 과동아리 단톡에서 추가 모집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후 개별 지원자들에 대해 면접을 보았고, 열의가 많이 느껴지는 분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기술적인 내용은 거의 질문하지 않았고, 개발에 임하는 자세나 왜 백엔드 개발인지 등을 조사했다. 기술적인 질문은 어느정도 실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전혀 물어보지 않았는데, 기술적 역량보다는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면접 시간으로는 누군가를 판단하는 일은 참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원자가 꽤 있었던 탓에, 인 당 25분이라는 시간이 배분되었고 이는 한 사람의 열정의 척도를 판단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선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던 분들이 있었다.
최종적으로는 백엔드 멘티 9명, 프론트엔드 멘티 4명을 선발하게 되었고, 해당 인원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아래는 오티 때 사용했던 PPT 중 일부인데, 링쿠의 철학이 잘 담겨있는 슬라이드이다.
아쉬웠던 점
1기 모집이었기에 아쉬웠던 점은 분명히 있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는 멘티들이 미션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 멘티들을 마주하고 운영을 이어나가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이 생기게 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 프로토타입을 제대로 테스트하지 못했다
우리의 커리큘럼, 커뮤니티 모델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테스트하지 못한 상태로 부원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부족한 점들이 하나 둘 씩 드러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를 중요시하는 이상 오리엔테이션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어야 했다. 온보딩이나 주변 동료들과 친해지는 과정 없이 바로 미션에 뛰어들게 되니, 커뮤니티 활동은 뒷전이 되는게 당연하다. 또한 미션 자체의 난이도가 아닌 제출 방식이나 Git 사용법부터 어려움을 겪는 멘티들이 많아 예상과는 다르게 미션 일정과 난이도를 조정해야 했다.
우테코 수료 이후 약 한 달만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운영도 협업이다
운영진들과 회의를 하고, 협업을 이어나가면서 일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우리는 커리큘럼이나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지, 운영진들의 협업 방식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 이런 문제점을 느끼고 운영진분들에게 생각을 전달했고, 지금은 조금씩 체계를 잡아가는 중이다.
- 동아리라는 한계를 인지하지 못했다
모든 부원이 우테코처럼 미션에 시간을 쏟을 순 없다. 개개인마다 동아리 활동에 부을 수 있는 노력의 총량도 다르다. 그렇기에 '이 모델이 과연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든다. 아무래도 동아리인 이상, 빡세게 미션을 돌리는게 아니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맺으며
나는 이 동아리를 1기로 마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백엔드나 프론트엔드를 지망하는 학우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너무 재밌기도 하다. 내 능력 하나만으로 누군가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니, 길을 따라오는 사람들도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항상 열정적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늘 고민해야 하고, 좋은 대안을 찾아가는게 어렵긴 하겠다만 앞으로 1년간의 나의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패를 통한 성장, 그리고 성장을 통한 실패를 반복하면서 더 좋은 링쿠 모델을 찾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포비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언급했던 말이, '동아리를 만들어 1년 뒤에는 백만대군과 함께 돌아오겠다' 였는데.. 백만대군까진 아니더라도 백명정도는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LG CNS Software Engineer 인턴 및 최종 전환 회고 (6) | 2024.09.05 |
---|---|
2024년 상반기 돌아보기 (15) | 2024.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