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레벨2가 종료되었습니다. 레벨2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는데, 이 과정에서 느꼈던 점들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저번 레벨 1 회고와 마찬가지로 1. 학습 측면에서의 회고, 2. 생활 측면에서의 회고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
학습 측면에서
학자와 엔지니어
레벨 2 초반에 코치분들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스프링은 학습 범위가 넓고, 모든 것을 학습할 수 없으니 필요한 부분만 학습해라. 깊게 파고들지 말아라."
레벨 1에서 저는 깊게 파고드는 방법으로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철학적인 문제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객체지향을 좋아해서, 다른 크루들에게 '나는 객체 설계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레벨 2에서는 철학적인 사고 + 깊게 파고는 방법으로는 학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단 학습하는 내용이 '스프링을 잘 사용하는 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철학적인 사고를 할 틈도 없었고, 깊게 파고들자니 코치분들 말씀대로 스프링은 너무 방대했습니다.
그래서 초반 몇 주동안 학습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제가 레벨 1에서 유지해왔던 학습 방법을 고집하자니 잃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Serivce에서 DTO를 받아도 되는가?' 등과 같은 철학적인 고민을 하루종일 하고 있을 때, 다른 크루들은 Spring의 사용 방법에 집중해 저보다 먼저 나아갔습니다.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께 여쭤봤습니다. 슬랙에서 다른 크루분들께 학습 방법을 여쭤보기도 하였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리뷰어님께도, 그리고 브라운에게도 여쭤봤습니다. 그 중 브라운이 해준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그건 바로 "개발자는 학자가 아닌 엔지니어다" 라는 것입니다. 즉, 엔지니어로서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하지 학자로서 문제 자체에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 학습 방식은 '학자' 스타일에 가까웠습니다. 분명 이런 방식을 고집했다가는 좋은 학자는 되겠지만 좋은 엔지니어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이대로 할거면 대학원 가야겠더라고요 😅). 이미 다른 크루들보다 뒤쳐지고 있다는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희 캠퍼스에 인프랩 이동욱님이 오셔서 강연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때 QNA 시간을 가졌었는데, 제가 '언제가 기술적으로 파고드는 시점인가요' 라고 물었을 때 동욱님은 '필요성이 생기면 파고든다' 라고 답변하셨던게 기억이 납니다. 이런 리뷰어님, 코치님, 동욱님의 조언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저는 기존의 학습 스타일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정말 필요한 내용, 필요한 부분에 대한 공부만 이어가고 불필요하게 파고드는 것은 의식적으로 지양했습니다. 이런 의식적인 연습이 익숙해져서, 지금은 정말 필요한 내용만 학습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도 '여기부터는 지금 알아도 의미가 없다' 라는 생각이 들면 그만둡니다.
확실히 좋은 것 같습니다. 깊게 파고드는 것과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중요한 역량이긴 하나 지금 제가 1순위로 세워야 할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스프링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고, DB마저도 제대로 쓰는게 처음이니까요. 지금은 '잡지식 마스터가 될거야!' 라는 생각을 갖고 학습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잡지식 마스터가 되기에는 멀었지만요 🥲 레벨인터뷰때 제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정반합(正反合)의 자세로
이렇게 학습을 하다가 두번째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그건 바로 번아웃입니다. 테코톡 발표를 마친 뒤부터 번아웃이 왔는데, 정말 그냥 누워있고 싶었습니다. 학습에 대한 열정이 거의 없다시피했고, '어떻게 이전에는 그렇게 열심히 했지?'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런 상태로 노트북을 붙잡고 있어봤자 학습 효율도 안나왔기에 그냥 쉬어버렸습니다.
한 2주 정도는 느긋하게 학습한 것 같습니다. 집에서 유튜브를 꽤 오랫동안 보기도 하고, 춘천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정말 노는게 좋긴 하더라구요(ㅋㅋ). 그런데 신기한게, 오히려 이렇게 놀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다시 노트북에 손이 가는겁니다. 하루에 한시간, 두시간... 조금씩 노트북 앞에 앉아 공부하다보니 이전의 열정적인 저의 모습으로 어느정도 돌아왔습니다.
얼마 전 전한길 선생님의 '머리 나쁜 사람이 공부 잘하는 진짜 비결' 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전한길 선생님은 '공부를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미쳤거나, 거짓말이거나, 모르는 것 셋 중 하나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정반합이라는 키워드를 설명해주십니다.
정반합이란, 올바른 정과 그에 모순되는 반, 그리고 이 두 개가 합쳐지는 합을 통해 성장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정반합을 잘 지키는 예시로는 대나무가 있는데, 대나무의 경우 중간중간 '반' 에 해당하는 매듭이 존재하기에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자랄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반' 에 해당하는 매듭이 없다면 대나무는 쉽게 부러질 것이고 똑바로 자랄 수도 없겠죠.
이런 정반합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레벨 2가 끝나갈 쯤이 되서야 저는 몸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저 자신에게도 조금 관대하게 대하며 학습을 이어나야겠다고 하는 다짐이 레벨 2에서 얻은 가장 큰 가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생활 측면에서
소프트 스킬
레벨 2에서는 소프트 스킬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이전까지 '대화가 즐겁다' 라는 생각을 잘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제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하는게 즐거웠는데 레벨 2에 들어서고 나서는 이런 양상이 조금 변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얼마전까지 누가 만나자고 해도 '시간 보고~' 라고 회피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집돌이). 굳이 나가서 친구들과 노는게 그렇게 즐겁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술자리도 그렇게 좋아한 것은 아니구요.
지금은 뭔가 누가 만나자고 부르면 '좋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방학을 맞아 같은 스터디를 했던 크루들과 을왕리 여행도 다녀왔는데 즐거웠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레벨3가 되면 더욱 팀원들과 가깝게 지낼텐데, 학습 뿐만이 아니라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많이 친해져야겠습니다.
세계관 최강자 영접
그리고 레벨 2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동욱님, 영한님과 만난 것입니다. 솔직히 백엔드 개발을 한다고 하면 모를 수가 없는 분들이죠..! 그런데 캠퍼스로 강연을 하러 와주셔서 '진짜 우테코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한님의 경우 노트북까지 싸인을 받았는데, 테이프를 붙이지 않아 지워졌습니다 🥲
아무튼, 이렇게 정말 백엔드의 신! 이라고 불릴만한 분들을 많이 만나 말씀도 들으니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영한님은 한명 한명씩 웃으면서 싸인을 모두 해주셨는데(백엔드 97명) 정말 감사했습니다!
레벨 3 프로젝트 선정
레벨 2가 마쳐갈 쯤에 레벨 3에서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이 든 아이디어를 제출했는데요, 어쩌다보니 레벨 3 프로젝트 주제로 최종 선발되게 되었습니다.
총 24개 팀으로 구성된 것으로 아는데, 그 24개의 팀 중 하나의 팀이 제 아이디어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거라 기대가 많이 됩니다. 주제는 '플래시몹 스터디'로, 책 한 권 단위로 스터디하는게 아니라 키워드, 챕터, 유튜브 영상 단위로 빠르게 스터디하고 헤어지자! 라는 취지의 서비스인데 최종 결과물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합니다. 😎
아래는 제가 최종 발표때 사용했던 PPT인데, 개그 컨셉으로 잡아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습니다.. ㅋㅋ
마치며
레벨 2도 레벨 1과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다사다난하지 않으면 우테코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는 협업 프로젝트 시작인데, 결과야 어떻게 되었든 즐겁게 번아웃 없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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